성장일기(GrowthDiary

삶의 의미

olivi 2021. 1. 26.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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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하늘 회잿빛 구름에 뒤덮인 날,
빗소리 '두루루르' 귓가를 맴도는 날,
세상 밝은 폰알람 소리에 살풋 깨었다가
'두루르르' 자장가 소리에
자연을 거스르면 안되는 것 마냥
개구리 눈꺼풀 다시 내려놓는다.

그러다 금새 눈꺼풀을 치올렸다.
두 번 꿈벅꿈벅 해본다.
의지란 무엇일까?
무엇을 해야하는 지도 모르는데.
사랑이란 무엇일까?
무엇을 좋아하는 지도 모르는데.
무엇을 해야하는 지, 무엇을 좋아하는 지 모르는 나는, 의지를 갖지 말자.
다시 눈을 감는다.

나는 나를 끈기있는 성실한 아이라고 생각하며 자라왔다.
헌데 지금의 모습은 어떠한가. 이것 조금, 저것 조금..
생각해보니 깃대를 어디에 꽂을 지 알 수 없는데 깃발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바람이 부는 대로 방향키를 내어주고 우로 한발짝, 좌로 한발짝, 뒤로 한발짝.
정신을 가다듬고 바라보니

'인생의 유일하고 확실한 깃대, 죽음으로만 전진하고 있구나.'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한낱 쓰잘데기 없는 존재.
허무함이 들었다.

요즘같이 메마른 겨울날이면
내 눈물은 어두운 동굴 속 선붉은 피를 동반한다.
눈구멍을 막던 휴지로 급하게 콧구멍을 막는다.
어느새 소매를 타고 흐르는 게
눈물인가, 핏물인가, 빗물인가.

옷까지 빨 여력은 없다.
휴지를 방바닥에 내던졌다.
후두둑.
눈물인가, 핏물인가, 빗물인가.



근본적인 우울한 마음이야
어찌 당장 풀수 있겠는가.
인터넷을 연결해 본다. 당장의 유쾌함을 마음에 담아보려.

유튜브 첫페이지는 나를 운명으로 이끈다.


'인생이 운명으로 엮어져 있는 것은 아닐까 라고 생각해 본 적이 가끔 있다.'


하늘이 매일같이 울어대는 내게 너는 닭이 아니다. 울지 말라 위로하는 걸까.
운명에 이끌리듯 베르나르 베르베르 관련 영상을 플레이했다.


"어떤 이들은 삶에 지칠 때 좌절하죠. 하지만 어떤 이들은 다시 일어설 방법을 찾아요. 제게 있어서 그 힘이 책이었죠"
출처: tvN 국경없는 포차, 깜찍한 혼종님 영상


나도 다시 일어설 방법을 찾아야겠지.
그런데 어떻게, 어디서?


"무엇인가를 행하라. 하찮은 것이라도 상관없다. 죽음이 찾아오기 전에 당신의 생명을 의미있는 무언가로 만들어라. 당신은 쓸데없이 태어난 것이 아니다. 당신이 무엇을 위하여 태어났는지 발견하라. 당신은 우연히 태어난 것이 아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개미』, tvN 국경없는 포차, 깜찍한 혼종님 영상


당신은 쓸데없이 태어난 것이 아니다..

마음 가다듬고 생각해본다.
나도 그 답을 책에서 찾아야하나..
나는 부와 관련된다든지 내 삶에 좀 더 실용적인 책을 읽으며 미래를 대비하고자 했다. 돈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속세를 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정말 인생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란걸 넌 알잖니.
책장에서 예전에 내가 좋아했던 민트색 표지의 책 하나를 꺼내들었다. 나의 시선으로 바라본 나의 세상을, 나의 마음을 소아레스, 너처럼 무심히 끄적여보려한다.

"발길이 닿는대로 좌충우돌 해보면 언젠가 만들어지겠지. 나만의 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