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Rememberance 9

<선택하는 순간, 운명이 된다> : 핀란드 여행 단상

“띵동~” 평소 자주 울리지 않은 현관문 벨이 울렸다. ‘누구지? 오늘은 약속이 없는 날인데...’ J가 부랴부랴 옷을 입다가 멈칫, 거치던 카디건을 침대 위에 살포시 내려놓았다. 문 앞에 나서려니 영어울렁증이 도지는 건지, 귀찮은 건지 그녀는 ‘사람 없는 척을 하기’로 했다. 지그시 슬리퍼 앞코부터 발을 내디디자 할 수 없이 끌려간다는 듯 그녀의 몸이 앞으로 뒤따랐다. “띵동~” 다시 한번 벨이 울렸다. 그 순간, J는 걷던 걸음도 허공을 휘젓던 손도 들이키던 숨도 멈췄다. 갑자기 ‘윙~’ 냉장고 냉각기 돌아가는 소리가 집안에 울려 퍼졌다. 그녀는 멈췄던 들숨을 몰아쉬고 문 넘어 서 있을 컨시어지를 투시하듯 노려보았다. 안쪽에 위치한 그녀의 집에서 엘리베이터까지는 빨라도 10초. 그녀는 속으로 10초를..

여행(Rememberance 2021.07.16

[포스트코로나] 네덜란드 쾨켄호프에서 즐기는 봄꽃여행 (쾨켄호프 홀랜드 튤립정원)

튤립(tulip)은 터번(turban)을 뜻하는 터키어 단어에서 유래했다. 그러고보니 터번의 꼬아올린 천이 튤립 꽃잎과 닮은 것 같다. 튤립의 원산지인 터키에 튤립축제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튤립으로 유명한 또 다른 나라가 있다. 서유럽의 이 나리. 튤립이 서유럽에 들어온 시기는 16세기 중반이다. 튤립은 특히 이 나라 부유층에서 큰 인기를 모았는데 1634년에는 튤립을 소유하려는 사람들의 열망이 워낙 커지다 보니 이 나라 모든 사람이 생업을 버리고 튤립 거래에 나설 정도에 이르렀다. 최고 품종인 젬페르 아우구스투스는 1636년 초에 여기에서 단 두 뿌리밖에 없었는데 어떤 투기꾼이 이 품종 한 뿌리를 12에이커(1만 4690평)의 대지와 교환하자고 제안할 정도였다. 그 유명한 근대 유럽의 3대 버..

여행(Rememberance 2021.06.23

[집콕별여행]"나랑 별 보러 가지 않을래?" 2탄

여름이 바로 내일 올 것처럼 문 앞에 대기하고 있었는데, 짧은 반바지 무색하게 차가운 바람을 이끌고 이른 여름비가 내렸다. 요즘처럼 비가 오는 날이면 사람은 참 감성적이게 된다. 감성폭발 노래 틀어놓고, 전도 한 판 부쳐먹고, 술도 한 모금 홀짝이고... 그러다 찌뿌둥한 하늘을 보며 비구경도 하다가 문뜩, 별이 보고싶어진다. 코로나 시국이라 어디 자유롭게 나다니지 못하고, 비도 오는 데 억누를 수 없는 이 감성 넘치는 아내를 로맨틱하게 이끌어 줄 수 있는 게 있을까? 구글 유니버스(Google Sky)!! http://www.google.co.kr/intl/ko/sky/ Google Sky www.google.co.kr 구글 검색창에 '구글 스카이'라고 검색해서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반짝반짝 찬란한 실제 ..

여행(Rememberance 2021.06.17

체코에서 마주친 『존 레넌 벽』: 레넌 벽의 "스토리"는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레논 벽이 왜 여기에?)

체코의 수도 프라하의 중심에 흐르는 블타바 강을 까를교로 건너가면 구시가지로 연결되는 말라스트라나 지구가 나온다. 그곳 광장에는 '레넌 벽'이라고 하는 낙서로 가득한 벽이 있다. (구글 지도에 레넌 벽이라고 나옵니다.) Velkopřevorské náměstí, 100 00 Praha 1, 체코 영국 리버풀 출신의 비틀즈의 리더 존 레논과 체코가 무슨 관련이 있길래 여기에 레넌 벽이 있는 걸까? 존 레논이 생전에 프라하에 머물러 곡 작업을 한 적 있을까? 체코사람들이 그를 좋아하나? 좋아한다면 그 이유가 뭐지?하는 호기심에 존 레논과 레넌 벽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았다. ('존 레논'과 '레넌 벽'의 역사 출처: 위키피디아) 존 레넌은 손흥민 덕택에 우리에게 더 가깝게 다가온 영국의 리버풀 지역에서 나고 ..

여행(Rememberance 2021.06.15

조지아 우쉬굴리, "나랑 별 보러 가지 않을래?"

찬 바람이 조금씩 불어오면은 밤 하늘이 반짝이더라 긴 하루를 보내고 집에 들어가는 길에 네 생각이 문득 나더라 어디야 지금 뭐 해 나랑 별 보러 가지 않을래 너희 집 앞으로 잠깐 나올래 가볍게 겉옷 하나 걸치고서 나오면 돼 너무 멀리 가지 않을게 그렇지만 네 손을 꼭 잡을래 멋진 별자리 이름은 모르지만 나와 같이 가줄래 찬 바람이 조금씩 불어 오면은 네 생각이 난 그렇게 나더라 긴 하루 끝 고요해진 밤거리를 걷다 밤 하늘이 너무 좋더라 어디야 지금 뭐해 나랑 별 보러 가지 않을래 어디든 좋으니 나와 가줄래 네게 하고 싶었던 말이 너무도 많지만 너무 서두르지 않을게 그치만 네 손을 꼭 잡을래 멋진 별자리 이름은 모르지만 나와 같이 가줄래 너와 나의 걸음이 향해 가는 그곳이 어디 일진 모르겠지만 혼자였던 밤..

여행(Rememberance 2021.06.14

Hygge(휘게), 소확행, 미니멀라이프가 확대되는 이유 : 자본주의의 추위에 떨지 않은 나라가 어디 있으랴.

외국인들의 한국여행을 담은 TV프로그램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에서 빌푸, 빌레, 사미, 페트리로 인해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온 핀란드. 그들의 대화 속 휘게(Hygge)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데, 그해 2017년 겨울부터 우리나라에 휘게라는 단어가 더 많이 통용되기 시작한 것 같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연출 박성하, 김재민, 김양한, 이광복, 박지현, 전지형, 임지석, 김태헌, 김의빈, 우탁우, 전민경, 김수빈, 정민주, 김수빈, 윤가영, 최해인 출연 김준현, 딘딘, 알베르토 몬디, 박지민, 신아영 방송 2017, MBC every1 원래 휘게라는 말은 건강 및 만족의 감정과 아늑함과 편안한 기분의 분위기를 말하는 덴마크어, 노르웨이어 단어이다. 관련된 관행 세트가있는 문화적 범주로서 h..

여행(Rememberance 2021.06.12

<노매드랜드를 걷다> 발길 닿는 대로 걸어보는 '세계여행'

외국에서는 이국적인 건물 속 길거리, 평화롭게만 보이는 푸른 공원 그리고 강가 또는 바닷가 어디든 걷기만 해도 참 좋다. 바쁜 일상에서 오랜만에 맞이하는 휴가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가족, 회사, 건축 등 수직적 구조로 가득찬 한국사회에서 언어, 인종, 사회 등 수평적 환경 속으로, 일상에서 벗어나 어지러운 내 머릿속을 평화로움으로 환기시키기에 외국만큼 적당한 곳이 없다. 낯선 공간이 주는 편안함은 우리가 현실의 사회적 틀에서 얼마나 벗어나고 싶어했는지를 방증한다. 그 틀은 나를 지켜주는 울타리이자 나를 가두는 우리이다. 고전평론가 고미숙 작가는 라는 책에서 서구식 정신분석학이라 말하는 오이디푸스에 대해 반론을 제기한다. 아버지에 대한 반감이 과거에 아버지에게 받았던 학대였다거나 어머니를 학대하는 아..

여행(Rememberance 2021.06.10

<체코 프라하에서 일상을 예술하자> 예술문외한도 즐기는 '오페라(opera)'

그리스어 ὀρχήστρα(오케스트라)에서 유래한 '오케스트라(orchestra)'는 고대 그리스 연극 무대에서 쓰이던 낱말로 무대 앞에 반원형의 '춤추는 마당'을 뜻한다. 오페라(opera)라는 단어는 이탈리아어로 '작품'이라는 뜻이며, 같은 뜻의 라틴어 opus에서 왔다. 이 이름이 독창자와 합창자의 노래와 연기와 춤을 무대 위에서 펼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르네상스 말기 이탈리아로 거슬러 올라가는 '오페라opera)'의 역사를 살펴보면 1600년 초기 바로크 시대에 들어서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음악극의 형태를 가지게 되었다.(참조: 위키피디아) 어원에서 살펴보다시피 오케스트라, 오페라, 발레 등은 유럽을 시작으로 꽃을 피우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현 시대에는 유럽 어느 나라를 가도 우리가 문화 예술..

여행(Rememberance 2021.06.09

'여행을 대하는 올바른 자세': 체코 프라하 블타바 강 선상호텔(Czech Praha Botel)

모든 문명은 강을 끼고 발전한다. 세계 4대 문명이 그러하듯 그보다 작은 문명 또한 강을 끼고 번성했다. 과거 물고기와 곡식을 제공하던 것에서부터 현재 오롯이 풍광만을 제공하기까지 오랜 세월을 거쳐 강은 그 도시의 상징이자 부의 상징이 되었다. 대한민국 서울에 한강이 있듯 체코 프라하에는 블타바 강이 있다. 강에는 구도심과 신도심을 잇는 카르교를 비롯하여 수많은 다리가 있고 알록달록 유럽특유의 아기자기한 건물들과 아름다운 프라하성이 보인다. 중세유럽풍의 이국적인 밤야경과 아침을 즉각적으로 맞이할 수 있는 블타바 강. 이 프라하 중심이자 물 위에서 잠자는 건 어떤 느낌일까? 체코여행에서 꿈에 그리던 '선상호텔에서의 숙박'을 하게 되었다. 선상호텔은 boat와 hotel의 합성어인 BOTEL로 불렸다. 블타..

여행(Rememberance 2021.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