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 16

중고등독서논술: '(만화로 보는) 불사를 꿈꾼 영웅 길가메시'

긴 글 읽기 힘든 중고등학생을 위한 '(만화로 보는) 불사를 꿈꾼 영웅 길가메시' 책을 찾았다. 당연 길가메시 서사시는 초등학생 대상의 이솝우화도 있고, 소설형식의 여러 번역본과 해석본이 있다. 길가메시를 주인공으로 한 마블 영화사의 『이터널스(eternals)』라는 히어로물이 작년에 제작됐는데 한국인 배우 마동석씨가 주인공 '길가메시' 역으로 캐스팅되어 한국인의 이목을 끌었다고 한다. 코로나19때문에 올해 11월로 개봉을 연기했다고 하던데, 그래서인지 '길가메시가 누구인가'하는 호기심으로 책을 찾아본 사람이 있을 것이다. 책을 읽기 전 '그린이의 말'을 읽어서인지 책을 읽는 내내 사선으로 표현한 명암과 위트있는 표현능력에 빠져, 그의 노력에 빠져 글을 읽는 것인지, 그림을 감상하는 것인지 헷갈렸다. 아..

서평(BookReview 2021.06.04

피부가 나를 지킨다: '굳은살' (feat.몬티라이먼)

기타를 치는 친구의 손가락, 새 구두를 길들이는 아내의 발목, 지구의 중력과 나의 몸무게를 받쳐주는 발바닥에는 공통적으로 있는 게 있다. 바로 '굳은살' 딱딱하고 못생겨 보이는 이 굳은살이 나를 지키기 위해 최전선으로 몰려드는 내 안의 병력이라는 사실. 어엿뿐 여자아이돌, 화장품 광고 속 청초한 여자연예인을 보라. 오, 이 아름다움과 굳은살은 양립할 수 없을 것만 같다. 그래서인지 예전에는 발 뒤꿈치에 대한 각질제거제만 있었는데 요즘에는 얼굴, 입술 등 다양한 부위의 다양한 형태의 각질제거제가 있다. 그러나 과각화증이라고 불리는 굳은살 형성 반응은 피부가 장벽을 강화해야한다고 판단할 때 나타나는 인체의 건강한 보호 반응이다. ※각화증(角化症): 피부 표피의 최상층에 있는 각질층이 증식 ·변화하여 까칠까칠..

왜 하루는 24시간? 무엇이 하루를 24시간이도록 만드는가 (feat. 매슈워커)

[하루 주기 리듬, 평균 24시간 15분] 낮의 빛 속에서 펼쳐지고 밤의 어둠 속에서 닫히는 미모사의 잎. 많은 이들은 미모사의 잎이 펼쳐지고 닫히는 행동이 오로지 해가 뜨고 지는 자연 현상에 따라 정해진다고 믿었다. 드메랑의 실험이 있기 전까지. 1729년 프랑스 지구 물리학자 장자크 도르투 드메랑은 식물이 자체 체내 시계를 지닌다는 증거를 최초로 발견했다. 드메랑은 향일성을 보이는 종의 잎 운동을 연구하고 있었고, 특히 미모사에 흥미를 느꼈다. (향일성: 낮에 해가 하늘을 지나는 궤적을 따라서 식물의 잎이나 꽃이 움직이는 현상) 드메랑은 미모사를 24시간 동안 밀봉된 상자에 두고 때때로 살짝 들여다보며 잎의 상태를 관찰했다. 세상에. 밤낮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미모사는 낮에는 여전히 햇빛을 받는 양 ..

<초보소설가를 위한 친절한 안내> 「내일의 작가를 위한 글쓰기의 비법」 잭 갠토스

내일의 작가를 위한 글쓰기의 비법 저자 잭 갠토스 출판 상상의힘 발매 2018.07.05. '이제 새로운 도전을 시도해 보라고!' 외적 내적 압박감이 일었다. ‘그래, 나도 글다운 글을 써볼 차례지?!’ 그래서 글쓰는 방법에 대한 책들을 살펴보다 기초적인 글쓰기 비법을 알려줄 것 같은 이 책을 첫 번째 책으로 고르게 됐다. 결론적으로 나처럼 작가를 꿈꾸며 글을 써보고 싶은 데 막막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기초적인 소설쓰기 비법을 알 수 있다. 구체적인 예시들도 나와 있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예시들은 유,초,중학생 대상의 소설을 쓰는 사람에게 적합한 듯하다. 저자가 알려주는 글쓰기 비법을 알아보자. 저자가 말하는 글쓰기의 비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일지였다. 책은 전반적으로 일지 쓰는 법에 ..

서평(BookReview 2021.03.11

중고등독서논술: 슬픈듯 슬프지않은, 「고도를 기다리며」사무엘 베케트

고도를 기다리며 저자사무엘 베케트출판문예출판사발매2010.04.20. 걷기 운동을 할 때 나는 별일이 없다면 팟캐스트를 듣는다. 주로 팟빵에서 독서와 인생에 관한 에피소드들 위주의 콘텐츠를 구독한다. 그 중 라는 방송에서는 2주에 한 권 씩 책을 선정하여 1) 저자, 2) 줄거리 그리고 3) 논의해 보면 좋을 내용에 대하여 소개해 주고 진행자 세 분이 추천/비추천 투표를 한다. 여러 좋은 책들이 많았는데 그 중 고전을 읽고 싶어서 살펴보다가 가장 먼저 나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던 책이 「고도를 기다리며」이다. www.podbbang.com/ch/1774340 독서스텔라 우주로 가는 독서스텔라! 이슬 펭숙 냠냠과 함께 책으로 유익하게, 유쾌하게 :D www.podbbang.com (3추천을 받은 「고도를 기..

서평(BookReview 2021.03.09

<이유 있는 독서, 독서의 이유>, 올리비

독서치료 섹터를 둘러보다 진부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습관’이란 단어가 눈에 들어와 책을 펼쳐들었다. 사사키 후미오의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자기계발서는 내 최애도서목록이다. 요즘 독서의 폭을 넓혀보고자 의식적으로 자기계발서는 피하고 있었다. 간략하게 훑어볼 요량으로 첫 페이지를 보았는데 저자의 하루스케줄이 나와 있었다. 그 순간 내가 과도기동안(2021년 1월부터) 구체적인 계획표를 설정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 이런. 내가 잊어버린 것들이 많은 거 아니야?’ 불안한 마음으로 다른 책들 사이에 끼워 집으로 데려왔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fact)은 많지 않았다. 대부분 내 것으로 체화해 한 때는 삶에 적용하고 있었던 것들이었는데 삶이 피폐해지면서 놓치게 ..

중고등독서논술: 당신의 별도 빛나고 있나요, 「내 이름은 스텔라」, 유니게

내 영어 이름 스텔라가 눈에 들어와 이 책을 펼쳤다가 왕따 아이의 성장소설이라는 책머리 말을 보고 읽지 않으려했다. 그런데 스텔라가 내 이름이 된 것처럼 나를 운명처럼 끌어들이는 이 소설을 나는 뿌리칠 수 없었다. 주인공 수민이처럼 어릴 적 나는 감수성이 풍부했고 자주 왕따를 당했다. 수민이처럼 더듬이가 잘 발달됐던 건진 모르겠다. 하지만 눈치라는 것을 볼 수밖에 없는 주눅 든 아이임에는 틀림없었고 마음이 여려 상처도 잘 받는 아이였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소설가 닝구씨(난닝구를 자주 입고다녀 주인공 수민이가 붙여준 별명)는 오른쪽 뇌에 별이 박힌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소설로 쓰려고 한다고 수민이에게 말을 한다. 주인공은 분명히 나와 성격이 달랐지만 누구보다 이 소설이 나에게 하는 말이라고 생각하며..

서평(BookReview 2021.02.26

너를 향한 발걸음의 진실(眞實)

누군가에게 가 닿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 인지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안다. 너를 향해 직진만 하면 필시 마주칠거라 생각했다. 긴 항해를 끝마치기만 하면 고운 모래밭에 닻을 내리고 따뜻한 네 품에 안길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저돌적인 나의 세레나데가 철옹벽으로 둘러싸인 너의 성 안에 울려퍼지기는 역부족이었나. 아니었다. 그게 아니었다. 모든 것을 다 줄 수 있을 것 같았던 내 마음이 실은 진실이 아니었다. 태양 주변만 공전하는 지구처럼 나는 그 만큼의 거리에서 내 자신을 지키고 있었다. 이카루스처럼 무(無)로 돌아 갈 무지와 용기가 없었다. 나는 엄격히 날개가 녹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계산하고 있었다. 네가 내 마음을 몰라준다 불평하면서. ※ 출간을 기다리며

글쓰기(Writing 2021.02.24

오롯한 나를 찾아서, 「홀로서기」 엘레나 페란테

예전에 나는 혼자서는 잘 놀지를 못하는 사람이었다. 혼자있는 시간이 무료했고 무엇을 하며 보내는지 나 자신을 한심스러워했으며 그 시간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뒤돌아보면 무언가 해 봐야지 생각하는 건 많았는데, 일에 지친다 또는 비용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선뜻 무엇이든 시작하기 어려웠다. 무엇을 시작해도 욕심이 많고 성질이 급해 내가 정한 높은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쉽게 낙담했고, 그 속에서 끈기라는 것을 가지기도 어려웠다. 홀로서기 저자엘레나 페란테출판지혜정원발매2011.07.20. 『홀로서기』. 서가를 둘러보다 이 소설 제목이 눈에 들어왔을 때, '하늘이 나를 돕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이제는 나 혼자만의 시간을 잘 가꿔 홀로서기를 잘 해야할텐데.' '실은 기회는 도처에 있었다. 단지 내가 그..

서평(BookReview 2021.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