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BookReview

혁명은 항상 비관적 결론만 낳는다?!(feat. 조지오웰의 『동물농장』 )

olivi 2021. 7. 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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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을 읽었다. 어렸을 때는 공부하기 바쁘다는 이유로, 성인이 되어서는 일하느라 바쁘다는 이유로 '나중에, 나중에'라고 되뇌며 수많은 세계명작을 뒤로 했다. 더는 미룰 수 없게 해 준 내 삶에 감사하며 책을 살펴본다.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은 러시아 혁명(1917년)과 스탈린의 배신에 바탕을 둔 정치우화이다. 말그대로 '동화'라서 읽기 수월타. 정치적 색깔이 들어가 있어 읽기 거북할 수도 있지만 쉽게 역사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그의 명성에 주눅들어 읽기를 꺼려했던 사람들이라면 지금 당장 책을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2시간이면 충분히 읽을 수 있다.

이번에 코너스톤에서 출판한 초판본을 리커버한 책을구입했는데 초판본 표지 사진을 보니 괜시리 가슴 두근거리더라.

 

 

동물농장+1984 초판본 리커버 고급 벨벳 양장본 2권 세트

저자 조지 오웰

출판 코너스톤

발매 2020.07.15.

 

 

[작가]

'조지오웰'이라는 필명으로 우리에게 유명한 그의 본 이름은 에릭 아서 블레어(Eric Arthur Blair)이다. 영국의 소설가로 1903년 6월 25일 아버지의 근무지인 인도에서 출생했다. 하지만 태어난 지 1년이 안되어 영국으로 건너가 학창시절을 보냈다. 가정 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인도 제국경찰에 지원하여 미얀마와 인도에서 근무를 했다. 경찰관으로 5년간 근무하면서 그는 영국 제국주의의 식민지악을 깨닫고 영국으로 돌아와 경찰직을 사직했다. 그때부터 그는 글을 쓰는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빈민가와 런던의 부랑자들의 극빈한 생활을 실제로 체험했다. 그 가운데 첫 작품 <파리와 런던의 바닥생활>을 발표했고, 식민지 백인 관리의 잔혹상을 보여준 소설 <버마의 나날>로 문학계에서 인정을 받았다. 그 후 잉글랜드 북부 노동자의 가난한 삶을 그린 논픽션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을 발표했다. 그 해 1936년 12월 스페인 내전이 발발하자 파시즘에 맞서 싸우기 위해 스페인 통일노동자당 민병대 에 자원 입대한다. 그 전쟁에서 스페인 혁명을 가로막는 세력이 오히려 좌익임을 발견했고, 내부의 격심한 당파 싸움에 통일 노동자당이 공산주의자들의 공격을 받았다. 이후 아내와 함께 스페인을 탈출하여 프랑스로 건너간다. 이 때부터 그의 작품이 정치적인 성향이 짙게 되었다. 1938년에 이데올로기의 환멸을 기록한 <카탈로니아 찬가>를 출간했고 1941년에 2년간 BBS에서 라디오프로그램을 제작했다.1945년에 출간한 <동물농장>으로 그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작가로 명성을 얻었고 1949년 그의 최대 걸작인 <1984>를 완성했다. 그는 1950년 출간을 앞두고 결핵으로 사망한다.

 

=> 저자의 삶을 알아보기 전에 책을 읽으면서는 그가 민주적 사회주의자라던데 책에서는 전체주의의 종말을 부정적으로 그리고 있어서 이거 외려 자국의 자본주의를 찬양하기 위해 쓴 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본인의 삶을 통해 극명하게 경험했기 때문에 이런 전체주의의 혐오가 나타났구나.' 하고 이해하게 된다.

 


[조지오웰의 삶을 이해하기 위한 개념정리]

스페인 혁명(=스페인 내란): 마누엘 아사냐가 이끄는 좌파 인민전선 정부프란시스코 프랑코 중심으로 한 우파 반란군 사이의 스페인 내전. 1936년 7월 17일 프란시스코 프랑코 장군이 쿠데타 일으켜 내전 시작, 1939년 4월 1일 공화파 정부가 마드리드에서 항복하여 프랑코 측의 승리로 끝났다.

소비에트 연방과 각국 의용군인 국제 여단반파시즘 진영인 인민 전선을 지원, 파시스트 진영나치 독일과 아탈리아 베니토 무솔리니 정권, 그리고 안토니우 드 올리베이라 살라자르가 집권하고 있던 포르투갈이 프랑코파를 지원하여 제2차 세계 대전의 전초전 양상을 띠었다. 스페인의 로마 가톨릭교회왕당파는 프랑코파를 지원했다.

 

파시즘: 이탈리아에서 생겨난 사상으로 국가주의, 전체주의, 권위주의, 국수주의, 반공주의적인 정치이념이나 국가자본주의 , 조합주의 경제 사상이다. 경제 공항, 실업, 공산 세력(볼셰비키당)의 성장 등으로 위기 의식을 가진 각국 내의 재벌, 중소자본가, 자주와 중농, 퇴역군인, 보수주의자, 허무주의, 미래파 지식인 등은 긴밀한 반공 동맹을 형성한다. 이 과정에서 베니토 무솔리니를 중심으로 하는 파시즘이 등장한다. 급진 운동에 대한 노골적인 폭력을 '정당한 국가 수호 행위'로 취급한다. 사회진보에 대한 강렬한 반작용의 한 형태로 취급받으며, 일반적으로 극우 정치 운동의 일종으로 여겨진다.

 


[줄거리]

존스 농장에 살던 동물들이 가혹한 생활에 못이겨 돼지 메이저 영감의 말을 따라 반란을 일으켜 주인을 쫒아내고 직접 농장을 운영하지만, 결국 혁명을 주도했던 권력층의 독재로 농장이 부패해 버리고마는 모습을 그린 이야기이다.

 

=> 구체적인 줄거리야 위키백과에도 잘 나와있으니 생략한다. 각각의 인물(동물)들과 사건이 실제로 스탈린이 집권하던 소련에서 생긴 사건에 기반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것들의 속성, 성질의 핵심을 파악해 동물들에게 입히는 작업을 한 작가의 능력이 뛰어나다. 우화의 형식을 빌어 전연령층이 전체주의 국가의 몰살을 쉽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등장인물의 상징, 비유]

돼지 나폴레옹(스노우볼을 내쫒고 독재자가 됨)=스탈린,

개=스탈린의 비밀경찰,

돼지 스퀼러(나폴레옹의 충복)= 뱌체슬라프 몰로토흐 혹은 프라우다

돼지 스노우볼(나폴레옹이 독재자가 되기 전 동물농장에서 나폴레옹과 함께 공동 대장이었음)=트로츠(스탈린 반대자),

돼지=소련 공산당,

까마귀=종교,

돼지 메이저 영감=카를 마르크스 및 블라디미르 레닌,

농장주 존스=황제 니콜라이 2세,

양=스탈린을 따르는 어리석은 민중

말 복서(참을성 많고 강인하고 나폴레옹에게 충성을 다하다가 비극적 죽음을 맞이함)=러시아 혁명 이후 공산혁명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프롤레타리아 계급

말 클로버(돼지들을 의심하지만 7계명을 자꾸 잊어버림)=무기력한 중산층

말 몰리(각설탕에 눈이 몰어 몰래 동물농장을 빠져나감)=러시아 혁명으로 축출된 부르주아

당나귀 벤(지적이지만 냉정한 태도로 혁명에 대한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음)=소련 내 현실도피 지식인

 

=> <동물 농장>의 상징을 러시아 혁명과 소련으로만 국한할 필요는 없다. 어느 시대에나 혁명 이후 집권당의 독재와 그에 빌붙는 사람들이 있어왔다. 우리나라 역시 그러했고. 이런 측면에서 생각나는 가장 대표적인 한국소설이 있다. 전두환 대통령 집권 당시 직선제 개헌을 거부하는 4.13호헌조치를 보고 집필을 하게 된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저자 이문열

출판 다림

발매 1998.12.24.

 

'과거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다'라는 말이 있다. 시대를 너머 이런 책이 회자되는 이유겠지.

 


[우화 속 역사 흐름도 파악]

- 카를 마르크스: 1820년 5월 31일 ~ 1883년 5월 31일, 독일의 철학자, 경제학자, 역사학자, 사회학자 정치이론가, 언론인, 공산주의혁명가. 그의 대표작은 <공산당 선언과>, <자본론>으로 그의 사상은 노동자혁명의 핵심이 된다. 마르크스의 이상이 "전 세계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로 귀결되는 것처럼, <동물농장>에서 메이저 영감의 "인간들만 몰아내년 우리가 힘써 일한 대가가 고스란히 우리 것이 될 수 있단 말이오.", "인간들은 모두 우리의 적이고 동물들은 모두 우리 동지다."라는 내용은 마르크스 슬로건의 재현이다.

 

- 러시아 혁명: 제1차 세계대전으로 경제파탄과 전쟁을 끝나기를 바라는 민중들의 열망을 무시한 황제 니콜라이 2세에 대항한 1917년 2월, 10월(볼셰비키) 혁명, <동물농장>에서 동물들이 농장주 존스를 쫒아낸 사건을 뜻한다.

 

- 러시아 내전: 1917년 10월 혁명 이후, 황제를 지지하는 백군(백군 후원: 영국, 프랑스, 미국, 일본 등 제국주의 국가)과 혁명을 지지하는 적군(레닌 주도의 공산주의 혁명 세력) 사이의 내전이 일어났다. <동물농장>에서는 존스가 몇몇의 사람들을 데리고 농장을 되찾기 위해 싸운 '외양간 전투'로 볼 수 있다.

 

-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소련) 탄생: 1917년 일어난 러시아 혁명으로 러시아가 멸망되고 볼셰비키가 정권을 잡았고, 여러 공화국이 통합되어 1922년 12월 30일, 유라시아 북부에 존재했던 세계 최초 사회주의 국가, 소련이 탄생한다. <동물농장>에서는 존스를 쫒아내고 바로 존스의 흔적을 지우면서 '장원농장'을 '동물농장'으로 명명했다.

 

- 레닌시대: 1923년 4월 30일 ~1924년 1월 21일, 레닌 시대에 스탈린은 제2인자 겸 실권자였다.

 

- 소련의 초대 지도자 레닌 사망: 1924년 1월 21일

 

- 스탈린 지도자 등극과 트로츠키 추방: 레닌 사후 스탈린과 트로츠키는 이론적 차이가 생겨 권력투쟁을 하게 되었다. 스탈린 소련을 튼튼한 공산주의 국가로 만든 후, 공산혁명을 확산시켜야 한다 생각했고, 트로츠키'연속혁명론'으로 세계 공산주의 혁명을 계속 진전시킬 것을 주장했다. 이는 <동물농장>에서 '외양간 전투' 이후 농장 방위 문제를 가지고 나폴레옹동물들이 스스로 방어할 수 없다면 결국 정복당할고 말 거라는 주장, 스노우볼곳곳에서 반란이 일어난다면 동물들이 스스로 방어할 필요가 없어질 거라 주장으로 스탈린과 트로츠키를 비유했음을 알수 있다. <동물농장>의 '풍차건립과 재건'의 문제는 소련을 개발시키는데 있어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느냐의 문제를 나타낸다. 스탈린은 농업의 집단화를 트로츠키는 제조산업 발전의 가속화를 우선순위로 둔 점이 스노우볼의 풍차건립주장과 나폴레옹의 (처음) 풍차건립 반대와 일치한다.

 

- 스탈린 주도의 대숙청 및 국가 재판: 1936년부터 1938년 사이에 스탈린의 권위를 무너뜨리려는 사람들을 지ㅔ거하기 위해 관료, 군인, 민중들이 정치범이라는 혐의로 기소되어 총살, 강제노동으로 끌려가는 등 스탈린의 정치 탄압과 박해가 있었다. 이는 <동물농장>에서 동물들의 거짓자백과 처형으로 보여준다.

 

- 제2차 세계 대전 반발: 1939년 9월 1일 나치 독일이 폴란드의 서쪽 국경 침범, 소련군이 39년 9월 17일 폴란드의 동쪽 국경 침공으로 반발

 

- 대조국전쟁 반발: 1941년 6월 22일 나치 독일이 불가침 조약을 파기하고 소련을 침공, 대조국전쟁이 발발했다. <동물농장>에서 '풍차전투'로 나타난다.

 

- 제2차 세계 대전 중 소련이 연합군에 가담해 영국을 도와주고 있는 와중에 조지오웰이 1984를 출간하려했다. (출간의 어려움 겪음)

 

- 소련의 대조국전쟁 승리: 1945년 5월 9일

 

- 소련의 대일전 참전: 1945년 8월

 

- 조지오웰의 <1984> 출간: 1945년 8월

 

- 제2차 세계 대전 승전국이 된 소련(1945년 9월 2일 제2차 세계대전 종결)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혁명은 역시 비관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는 것인가]

조지오웰은 <1984>에서 혁명은 프롤레타리아 계급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동물농장>에서는 프롤레타리아계급의 전형적인 인물로 말인 '복서'로 나타내는 데, 그를 정직하고 열성적이고 무지하게 그린다. 권력의 타락, 전제주의로 흘러가는 혁명의 결과와 계몽도 되지 못한 '복서'와 현실도피와 무기력한 당나귀 '벤'을 통해 그가 나타내고자 한 것은 무엇일까? 그의 책이 발간되고 그의 책을 읽은 지식인들에 의해 그가 소련 독재정치를 예견한 인물로 추앙받았지만, '모든 혁명이 끝내 비관적일 수밖에 없는 걸까?'하는 절망스러운 의문이 든다. 혁명이 없으면 없는대로 있으면 있는대로, 항상 계층은 생기기 마련이고 그 속에서 권력은 생긴다. 그 권력의 타락을 막을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은 없는 것일까? 역시 '인간은 이기적이고 악한 존재이다'로 귀결되나.

 

이 시대의 희망을 프롤레타리아 계급에서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부분은 <1984>에서 다룰 수 있으면 다뤄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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