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BookReview

중고등독서논술: 당신의 별도 빛나고 있나요, 「내 이름은 스텔라」, 유니게

olivi 2021. 2. 26.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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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어 이름 스텔라가 눈에 들어와 이 책을 펼쳤다가 왕따 아이의 성장소설이라는 책머리 말을 보고 읽지 않으려했다. 그런데 스텔라가 내 이름이 된 것처럼 나를 운명처럼 끌어들이는 이 소설을 나는 뿌리칠 수 없었다.

 

주인공 수민이처럼 어릴 적 나는 감수성이 풍부했고 자주 왕따를 당했다. 수민이처럼 더듬이가 잘 발달됐던 건진 모르겠다. 하지만 눈치라는 것을 볼 수밖에 없는 주눅 든 아이임에는 틀림없었고 마음이 여려 상처도 잘 받는 아이였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소설가 닝구씨(난닝구를 자주 입고다녀 주인공 수민이가 붙여준 별명)는 오른쪽 뇌에 별이 박힌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소설로 쓰려고 한다고 수민이에게 말을 한다.

 

주인공은 분명히 나와 성격이 달랐지만 누구보다 이 소설이 나에게 하는 말이라고 생각하며 나는 이야기를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아주 재미있었다는 뜻은 아니다.

감수성이 뛰어난 왕따아이 주인공과 요즘 흔히 있는 이혼가정의 인물설정 등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 같았다. 그러나 1인칭 주인공시점으로 쓰여진 시점의 단편화로 타인물의 내면묘사와 성격이 구체적이지 못한 느낌과 현실성이 한참 떨어지는 순박한 닝구씨가 중간 중간 책의 흐름을 끊었다. 감수성 풍부한 사춘기 여자아이의 마음을 나타내기에 1인칭 주인공 시점이 제격인듯하지만 주변인물의 행동의 이유를 설명하기엔 살짝 부족한 부분이 느껴져 아쉬웠다.

 

다시 닝구씨가 쓰려고 한 소설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닝구씨가 말한 오른쪽 뇌에 별이 박힌 사람들은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외로운 사람들의 친구가 되어주며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 일어설 수 있게 도와줘야 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씨앗을 뿌려야 하는 사명. 그들의 별은 그들을 필요로 하는 곳으로 이끌고 간다.

 

비록 어떤 책을 읽어야할지, 어떤 글을 써야할지 항상 헤매고, 때론 나의 행위가 무가치하게 느껴지지만, 나의 사명이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 위로의 글, 용기의 글을 쓰는 것이라 확신시켜주는 것 같았다.

 

 

그들 중에는 그 별이 점점 더 찬란하게 빛나게 된 사람도 있지만 안타깝게도 그 별이 빛을 잃어가다가 소멸해 버린 사람도 있다. 자신의 별을 지키는 일은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스텔라, 그 이름은 나에게 비록 공부는 못하지만 여전히 별처럼 빛나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내 이름은 스텔라」, 유니게

 

수민이가 열한 살 때 책에서 스텔라라는 이름을 마주했을 적 들었던 운명 같은 이 생각은 오른쪽 뇌에 별이 박힌 사람들이 사명을 지키기 위해 가져야 할 용기와 일맥상통한다.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지 못한다고 해도 실망하지 않고 꿋꿋이 자신의 역할을 감당하는 용기

「내 이름은 스텔라」, 유니게

 

그 용기를 나는 낼 수 있을까. 나의 별은 소멸하지 않고 빛날 수 있을까..

 

 

(※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지 못한다고 해도 실망하지 않고 꿋꿋이 자신의 역할을 감당하는 용기를 갖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적어보자.)

 

 

 


 

우리는 언젠가부터 겉으로 드러나는 수치로만 사람들을 판단하고 있다.

수치로 사람들을 판단하는 것은 이전부터 있어왔다. 빅데이터(Big Data)라는 자료의 평균에 대한 말로 사람들을 구분하기 시작하고, 스펙(SPEC)이라는 사물의 사양에 대한 말이 사람에게 쓰이기 시작하고, IQ 테스트라는 지능발달 정도에 대한 검사가 사람들의 우열을 나누기 시작하고, 시험이라는 말로 학업 이해 정도를 점수화하기 훨씬 이전부터. 숫자가 발생되기 이전부터. 아마 경쟁이 생존에 불가피했던 원시시대 때부터.

 

그러면 이 수치로만 사람들을 판단하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명확한 건 잘 알 수 없지만 사람의 능력을 월급이나 연봉과 같이 돈으로 치환했을 때 이러한 경향은 더 커졌다고 생각한다. 현대에는 돈으로 의식주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으니 내가 내 가치를 연봉으로 생각하고 싶지 않아도 그 생각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건 당연한 일이다.

 

작가는 박봉이다. 책을 내고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는다면 글만 쓰면서는 살 수 없다. 진입장벽이 낮아 누구나 발을 들여놓을 수 있지만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재능은 둘째 치고 평생 함께할 열정이라도 내가 가지고 있는 걸까. 확신이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금 글을 쓰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 이전 직장생활을 계속 하다간 일만 하다가 죽을 것 같았다.(보람도 없는 일을). 일을 집에까지 끌고 들어와 끙끙 대는 성격이 한몫했다. 2) 내가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고자 했다. 일과 돈으로 경제적 윤택함을 버리고 껍데기 인생도 버리고 내가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삶을 살고자 했다. 남편에게 많이 미안한 만큼 더 열심히 책을 읽고 글을 쓰기로 했다.

 

그러나 책을 출간하기 전까지 무엇인가 이룬 게 없다는 허탈감은 분명 나를 옥죌 것이다.

 

 

'한 계단을 올라가야지만 사람들은 인정을 해준다. 그러나 그 한 계단 오르기 위해 얼마나 많은 헛발길 질이 있는지는 당사자가 아니면 아무도 모른다.'

- 올리비 -

사람들이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무푼으로 내 자신이 나의 가치를 보듬어 줄 순 있을까.

당장의 과도기로서의 내 삶은 어떤가. 생각대로 잘 살아가고 있는가. 현재 주말부부를 하고 있는 나는 주말에는 남편과 함께 쉬고, 평일에는 온통 독서와 글쓰기에 파묻혀 나의 운동, 식사 등을 소홀히 하고 있다. 글쓰기도 즐길 수 있으면 좋으려만, 잘 쓰고 싶은 욕심대비 기대수준에 못 미쳐 때론 화가 난다. 「이야기가 노는 법」의 저자 위기철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아까워말고 많이 버리라했는데 당장의 내 시작(詩作)만 하더라도 나는 버리지 못하고 완성이 아닌 작품도 개수에 연연하며 숙제처럼 블로그에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 2021년 2월 내가 무엇을 했는지 보여주기 위해 나는 독후감을 쓰고 시를 쓰고 있었다.

나는 과연 나의 자유시간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어떻게 분배해야 하는 걸까.

 

부자유에서 벗어난 뒤에는 자유의 고통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 사사키 후미오

 

어느 연구에 따르면, 자유시간이 하루 7시간 이상일 때 오히려 행복도가 떨어진다고 한다. 사사키 후미오와 같이 나는 프리렌서와 같은 위치에 있다.

현실적으로 내가 글을 계속해서 써 나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글쓰기 시간이 아니라 노동 시간임을 느낀다. 나의 자유시간의 일부를 노동으로 채워야 하는 것이다. 육체적 노동은 글을 쓰려는 사람에게 경제적인 버팀목이 되어주고 체력을 길러주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 적당한 인간관계 형성에도 좋고 휴식을 취할 때도 진정한 휴식이 될 수 있게 마음의 짐도 덜어 준다. 육체적 노동이 아닌 정신적 노동은 글쓰기로도 벅찬 나의 정신에게 미안할뿐더러 전철을 밟는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정신적 노동 중에서도 내게 적합할만한 한 가지를 택한다면 독서논술지도가 적당해 보인다. 그것은 글쓰기의 기본인 독서를 끊임없이 할 수 있도록 나를 채찍질해 줄 것이다. 학생들이 책을 통해 마음을 위로받고 인생을 살아 갈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도록 내가 도와준다는 긍지를 갖게 해줄 것이다. 경제적으로도 도움을 주기 때문에 내 자신에게 박하게 대하지 않을뿐더러 남편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을 것이다.

 

다만 내 오른쪽 뇌의 별을 잊지 말아야겠지. 틈틈이 글을 써 내실을 가꾸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삶은 살만한 것이다.’ 위로와 용기를 줄 것이다. 나의 사명을 지키기 위한 용기, 아무도 사지 않을 내 시집을 출간하고 내 소설을 출간하기 위해 내 별이 이끄는 삶을 살기 위해 깊이 있게 내 삶을 성찰해 본 소중한 시간이었다.

 

당신의 별도 빛나고 있나요?

오늘도 사멸해가는 별 하나가 다시금 빛난다. "고마워요, 스텔라."

 

 

 

※ 지금이 본인의 삶에 과도기라면(예: 자유학기제, 자유학년제) 그 시기의 내 삶을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 적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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