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GrowthDiary

<이유 있는 독서, 독서의 이유>, 올리비

olivi 2021. 3. 1.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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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치료 섹터를 둘러보다 진부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습관’이란 단어가 눈에 들어와 책을 펼쳐들었다. 사사키 후미오의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자기계발서는 내 최애도서목록이다. 요즘 독서의 폭을 넓혀보고자 의식적으로 자기계발서는 피하고 있었다. 간략하게 훑어볼 요량으로 첫 페이지를 보았는데 저자의 하루스케줄이 나와 있었다. 그 순간 내가 과도기동안(2021년 1월부터) 구체적인 계획표를 설정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 이런. 내가 잊어버린 것들이 많은 거 아니야?’ 불안한 마음으로 다른 책들 사이에 끼워 집으로 데려왔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fact)은 많지 않았다. 대부분 내 것으로 체화해 한 때는 삶에 적용하고 있었던 것들이었는데 삶이 피폐해지면서 놓치게 되고 그냥 지나치며 살아오고 있었던 것들이었다. 책 한 권을 읽더라도 그 속에서 깨달은 바를 삶 속에 적용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인지하고 다짐했건만, 그래서 기억하기 위한 첫 번째 노력으로 독후감을 쓰는 것임에도 배운 내용을 잊어버리고 말다니,

 

망각의 동물, 인간에게 잊어버리는 행위는 그나마 용서가 될지 모른다.

 

우리는 책, 영화, 여행 등 여러 직간접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지식을 쌓고, 옳고 그름의 기준과 가치관을 확립한다.

 

'그러다 문뜩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지식의 깊이와 폭은 커지지만 내가 쌓아온 가치관대로 살아가기는 참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

- 올리비 -

 

배운 것을 잊어버려서 배운 대로 살기 힘든 게 아니라 애초에 새롭게 알게 된 진리의 삶을 살아갈 수 없는 느낌. 그럴 때면 책을 읽고 뭔가 깨닫기 위한 나의 노력이 참 무가치하게 느껴진다. 윤동주 시인의 지식인의 초상, 부끄러움처럼 그런 무언가가 느껴진다. 지금은 일제 강점기도 아닌데 행하지 못하는 부끄러움이야 어디 비할 바도 아니다. 이런 생각이 들 때면 다시금 책을 읽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책의 종류에 따라 읽는 목적이 조금씩 다르겠지만 책을 읽는 가장 원대한 목표는 진리를 습득하여 내 삶에 체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적극적 책읽기뿐 아니라 단지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나와 너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한 단순한 책읽기도 필요하다고 본다. 이것이야말로 책을 읽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가 아닐까. 그렇다하더라도 책을 읽는 원대한 목표가 바뀔 순 없다.

 

 

'알에서 깨어난 새는 하늘로 비상하는 제2의 도약을 거쳐야 진정한 새가 된다.'

- 올리비 -

 

 

 

 

'난황 속 영양분을 먹고 힘겹게 깨어난 어린 새야, 언제까지 둥지에 움츠리고 있을 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