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Rememberance

조지아 우쉬굴리, "나랑 별 보러 가지 않을래?"

olivi 2021. 6. 14.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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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람이 조금씩 불어오면은
밤 하늘이 반짝이더라
긴 하루를 보내고 집에 들어가는 길에
네 생각이 문득 나더라
어디야 지금 뭐 해
나랑 별 보러 가지 않을래
너희 집 앞으로 잠깐 나올래
가볍게 겉옷 하나 걸치고서 나오면 돼
너무 멀리 가지 않을게
그렇지만 네 손을 꼭 잡을래
멋진 별자리 이름은 모르지만
나와 같이 가줄래
찬 바람이 조금씩 불어 오면은
네 생각이 난 그렇게 나더라
긴 하루 끝 고요해진 밤거리를 걷다
밤 하늘이 너무 좋더라
어디야 지금 뭐해
나랑 별 보러 가지 않을래
어디든 좋으니 나와 가줄래
네게 하고 싶었던 말이 너무도 많지만
너무 서두르지 않을게
그치만 네 손을 꼭 잡을래
멋진 별자리 이름은 모르지만
나와 같이 가줄래
너와 나의 걸음이
향해 가는 그곳이
어디 일진 모르겠지만
혼자였던 밤 하늘
너와 함께 걸으면
그거면 돼

- 적재 <별 보러 가자(2017.03.09.)> -

 

 

조지아 우쉬굴리 밤하늘(2018.09.29.)

 

해외생활을 하던 시절 삭막한 그곳을 떠나 별을 보러 여행을 떠나고팠다. 우린 도시 문명으로부터 벗어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조지아 우쉬굴리를 목적지로 정했다. 조지아는 1990년 구 소련이 붕괴되면서 러시아로부터 독립한 신생국가 중 하나로, 유럽 대륙과 아시아 경계에 위치해 있는 코카서스 3국 중 하나이다.

 

우쉬굴리로 가기 위해선 조지아 수도인 트빌리시에서 메스티아로 경비행기나 기차(주그디디역에서 하차, 메스티아 중심으로 이동)를 이용하여 이동한 후 마슈르카(marshrutka, 미니 합승버스)나 봉고차를 타고 2시간 30분 정도를 더 가야한다.

 

경비행기는 바닐라스카이 항공을 통해 갈 수 있다. 2018년 9월 기준 한화 인당 편도 4만원정도였고, 5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하니 16명 이하의 경비행기라 무섭지만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아 예약을 했다. 그러나 산악지역 특성상 날씨가 안 좋으면 자주 취소되기도 하고, 메일을 보내도 답장을 잘 안해준다는 정보를 들었다. 우리도 비행기 티켓을 예약했으나 날씨가 흐르고 비가 몇방울 흘리더니 취소가 되어 (다행히 취소되었다는 메일을 받았고 100%환급 받을 수 있었다.) 기차를 타고 갈 수 밖에 없었다.

 


바닐라스카이항공 티켓 구매 홈페이지

https://ticket.vanillasky.ge/

홈페이지 air taxi를 클릭하면 해당 비행기 이용료 정보와 티켓 구매 방법 등이 나와 있다. 픽업장소도 살펴 볼 수 있다.

 

 

현재는 코로나 때문에 한 달 정보의 일정만 나와있고 트빌리시와 바투미 사이를 오가는 비행기만 예약 가능하다. 코로나 이전에도 예약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정도였다. 트빌리시에서 메스티아까지 비행 금액은 작년까지만 해도 1인 편도 90라리였으니 참고바랍니다.

 

 


메스티아로 가는 '메스티아역에서 주그디디역으로 가는 기차'는 급행과 완행이 하루에 한 대씩 있었다. 급행은 9시간, 완행은 12시간 정도 걸린다. 우리는 야간, 완행 기차를 타기로 했다. 1등급 2인실이 왕복으로 1인 35라리였다.

 

 

기차 티켓 구매 홈페이지

https://tkt.ge/

კინოს, ოპერის, თეატრის და ივენთების ბილეთები ონლაინ | TKT.GE

შეიძინეთ კინოს, კონცერტის, ოპერის, თეატრის და სხვა ივენთების ბილეთები სახლიდან გაუსვლელად.

tkt.ge

기차 티켓 구입은 위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다. 대중교통뿐 아니라 오페라, 극장, 콘서트 티켓도 구매할 수 있는 사이트이다. 우리는인터넷을 통해 예매하진 않았고, 메스티아 숙소가 예약되어 있어서 어떻게든 메스티아로 향해야했기 때문에 비행기는 예매해 놓은 상태에서 기차티켓도 샀었다. 티빌리시 ‘Station Square’역에 나와 왼쪽에 큰 쇼핑센터 같은 곳으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1층에 올라가면 기차티켓을 구입할 수 있는 매표소가 나온다.

 


어렵사리 주그디디역에 새벽녘에 도착했고 메스티아로 들어가는 마슈르카를 10라리에 탈 수 있었다. 3시간에 거쳐 들어간 메스티아에서 1박을 한 후, 10라리를 주고 2시간 반에 거쳐 우쉬굴리로 또 들어갔다. 우쉬굴리로 가는 길은 포장도로와 비포장도로가 섞여 있는 꼬불꼬불한 산길이다.

 

우쉬굴리 가는 길 휴게소에서(2018.09.28.)

 

조지아의 마슈르카(mashrutka)

우리는 외국 여행을 할 때 차를 렌트 해서 움직이는 걸 선호하는 데 조지아에서만큼은 차 렌트를 하지 않았다. 조지아 운전자들은 운전을 험하게 하기로 소문나 있다. 과속, 음주운전, 중앙선 침범 등 교통법규를 미준수하는 경우가 많을 뿐더러 동물들도 도로에 불쑥 나타나기도 해 운전을 하기 여간 까다로운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티빌리시나 메스티아처럼 큰 도시에는 매표소가 있어 이용티켓을 구매할 수도 있으나 마슈르카에 타기 전에 바로 돈을 내고 티켓 구매도 가능하다. 티켓 가격은 현지인을 상대로하는 경우 금액이 정해져 있는 것 같지만 관광객에게는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가 많다. 너무 비싸게 금액을 부르면 흥정을 하거나 다른 차를 알아보길 추천한다.

 


산맥에서 흘러나온 에메랄드빛 강을 따라 시골마을, 우쉬굴리에 도착하면 <걸어서 세계속으로> 몽골이나 인도 같은 곳에 나올법한 원주민들의 마을이 펼쳐진다.

 

조지아 우쉬굴리 마을(2018.09.29.)

 

우쉬굴리 마을에 오는 사람들은 주로 샤카라 빙하트래킹을 한다. 22km의 왕복 6시간이 걸리는 코스로 만년설을 볼 수 있어 찾는다. 택시를 타면 왕복 2시간이 걸리고 2명에 100라리 정도라고 한다. 빙하로 가는 중간 중간에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그곳을 말을 타고 가는 사람도 있다. 마을에는 아이들이 말을 타고 다니며 놀면서 호객행위를 했다.

 

그러나 우리는 멀리서 만년설을 바라보며 시골 정취를 만끽하기에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조지아 우쉬굴리 마을 뒷산 만년설(2018.09.29.)

 

조지아는 동물의 나라다. 수도 티빌리시에서부터 큰 개들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우쉬굴리는 그야말로 동물농장이 따로없다. 그것도 사람과 함께하는 동물농장 말이다. 애완동물로서 그들이 받아들여지는 것 같진 않았지만 살아 있는 동안의 그들의 복지는 좋아보였다. 잠자는 곳만 사람과 다를 뿐 걷는 길, 휴식을 취하는 곳 등 많은 곳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있었다. 도시에는 길거리를 배회하는 개들이 많아 그 개들의 먹고사는 문제는 걱정스러워 보였지만 적어도 우쉬굴리에서만큼은 모든 동물이 평화로워 보였다.

 

마치 집밖을 나와 우리에 넣어줘야만 할 것 같은 이 동물들은 항상 지나다니던 곳인냥 주인 없이도 잘 돌아 다녔다. 그래서인지 남편은 우쉬굴리에서 먹었던 돼지고기가 모든 여행을 통틀어 제일 신선하고 맛있었다고 한다. 조지아의 전통음식으로 유명한 것이 큐브 모양으로 고기를 썰어 꼬치에 구워내는 샤슬릭(Shashlik)이라는 음식이다. 조지아의 모든 지역에서 샤슬릭을 먹어봤지만 정말 이곳보다 맛있는 곳은 찾기 어려웠다.

 

대신 동물복지는 인간에게 불편함도 준다.

 

그들이 걷는 곳이 내가 걷는 곳이다보니 사방데가 똥밭이었다. 다음날은 비까지 내려 흙길에 한 발 한 발 내디딜 때마다 조심해야했다. 숙소도 아무리 좋은 숙소라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여관정도이다. 그럼에도 우쉬굴리는 우리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다른 여행에서는 느낄 수 없는 기분좋은 불편함이 우쉬굴리의 매력이다.

 

우쉬굴리 1박의 마무리는 그리던 별구경이었다.

 

9월 말의 우쉬굴리는 고지대의 산골마을이라 밤낮 기온 차가 엄청 컸다. 고1 수련회를 갔을 때 봤던 수많은 별들이 떠올라 남편과 별들을 찍으며 덜덜 떨며 옛날 이야기를 나눴다.

 

동유럽의 빨간지붕과 중세식 건축물에 지겨워 색다른 나라로 힐링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러시아의 끝자락에 위치한 조지아를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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