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계에서 빠져나와 다른 세계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나를 바라보다>
직장 동기들과의 단체 카톡방을 무음으로 설정해 놓은 지 한 달이 지나간다.가상공간에서도 나는 아웃사이더였다. 그럼에도 그 힘은 대단했다. 물리적으로 나의 사회적 위치를 나타내 주는 것이었고, 정신적으로 어쩔 때는 든든한 내 백(back)이 되기도 했다.활동을 하지 않으니 내게 그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유명무실한 존재, 인간의 꼬리뼈 정도의 위치에 있다 말할 수 있겠다. 쇼파, 매트, 의자, 침대 등으로 존재감을 모르고 살다가 오랜만에 방바닥에 앉았더니 느껴지는 존재감처럼 그냥 지나치던 카톡 미확인 숫자가 오늘따라 크게 느껴졌다. 1165. 어릴 적 내가 살았던 집에는 큰방 문과 작은방 문을 활짝 열면 양문이 부딪치는 공간이 있었다. 숨을 공간이 필요하면 잘못 제작된 문과 문 사이로 나는 피신을 하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