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바람에 서가 위에 꽃뱀이 꿈틀대고 있었다. 어딘가에 머리를 쳐박고 꼬리만 그렇게 날렵한 춤동작을 선보이고 있었다. ‘꽃뱀을 붙잡은 것은 무엇일까?’ 눈동자가 뱀 등허리를 훑고 내려갔다. 무심히 가슴에 떨어지는 글자 두 개가 있다. 툭툭. 퍼즐은 완성되었다. ‘모순’ 몇 주 전에 이산문학을 접하려고 금희소설을 읽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고서야 현대소설은 피하고 있다. 유명한 고전소설을 먼저 읽어보고 내 것으로 체화 한 뒤 현대소설(현대수필)을 읽고 싶었다. 그러니까 이 책을 읽게 된 건... 운명이었다. ‘인생은 아이러니 투성’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으니 이 책이 내 삶을 대변할 것 같기도 했고 한편으론 이제 지겨울 만도 한 주제인데, 난 아직도 이 굴레에 빠져나오질 못했다. 많이 파헤쳐 보..